남해 가볼만한 섬여행)
바닷길 열리는 모세의 기적 3곳
초등학교 시절 내가 좋아했던 책 중에 '로빈슨 크루소'와 '셜록홈즈'가 있다. 내성적이라 생각했던 지금의 나의 성격을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꽤 모험을 좋아하는 소녀였던거 같다.
어촌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바다에 있는 작은 무인도 섬을 보면 나는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을 상상하곤 했었다. 그런데 어릴 적에는 모험을 즐길만큼 커 보이던 무인도가 어른이 되어 다시 바라보니 그렇게 작을수가 없었다. 어른이 되면 점점 상상력이 사라진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듯 했다.
경남 남해군은 무인도가 72개나 있다고 한다. 남해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 하다보면 수없이 많은 섬을 보게 되는데 그 섬 중에 바닷길이 열리는 흔히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곳이 몇군데 있다. 오늘은 남해 가볼만한 섬여행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기적 섬 3곳을 소개해 본다.
1. 단항마을 소초도
소초도라 불리는 섬은 남해군 창선면 대벽리에 위치해 있다. 단항마을에는 소초도 외에 맞은편 방파제 방향에 '대초도'라는 섬이 하나 더 있다. 동네 사람들은 큰섬, 작은섬이라 부르기도 했던 섬이다. 소초도와는 달리 대초도는 바닷길이 열리지 않았는데 물이 많이 빠지는 시기가 되면 바닷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창선면 대벽리에는 천연기념물 제299호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가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은 여행지이다.
소초도는 해안도로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수영 잘하는 분들이라면 금방 도착할 만큼 가까운 곳이다. 물때가 되면 바닷길이 열리면서 섬은 육지가 된다.
남해 가볼만한 섬인 소초도는 주변 해역이 한.미 패류위생협정에 의한 지정해역으로 쓰레기 투기나 불법 소각 등 오염 유발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마을 어촌계에서 관리하는 곳이라 바지락 등의 어패류를 캐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종종 남해에서 이러한 문제로 마을 사람들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싸움이 나기도 하는데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촌마을의 바닷가는 마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함께 관리한다. 바지락 등의 종패를 사서 뿌려 그것으로 생계를 이어가기도 하고, 반찬거리가 되기도 한다. 관광객들이 먹고 놀다간 쓰레기를 치우기도 한다. 요즘 방파제로 낚시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고기 구워먹고 불판까지 버리고 가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많아 마을 주민들은 늘 쓰레기 문제로 고민을 한다. 심지어 호미를 아예 가지고 다니면서 바지락을 캐서 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 분들은 아주 전문적인~~ 그래서 외지 사람들이 바닷가에 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할 수 밖에 없다.
몇년전 친정부모님이 밤 늦게 방파제에 몇시간 있다가 오시는 걸 본적이 있는데 밤에 몰래 와서 도둑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마을사람들끼리 돌아가면서 불침번을 섰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할말이 많은 어촌마을 출신이지만 여기까지만 줄이고 마지막으로 싸우기 전 마을 사람의 입장에서 서서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라며 다시 모세의기적 섬 이야기를 이어가본다.
남해 대벽리 소초도 섬은 그리 크지 않아 섬 전체를 둘러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섬 정상에는 소나무 몇그루가 있는데 풀이 우거져서 정상(?)까지는 가본적이 없다. 왠지 뱀이 나올거 같은 불안감에 풀을 헤치고 가보진 않았는데 과연 뱀이 있을까 지금에서야 궁금해지네.
무인도, 섬에 대한 궁금증 때문일까 소초도 정상까지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바닷길이 열린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단항마을 소초도~ 사실 섬으로 가는 길에는 큰 볼거리는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 라면 상상력을 자극하는 즐길거리들이 많다. 내가 어렸을 때 그러했던 것처럼 아이들도 무한한 상상력으로 섬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소초도 왼쪽 편 방파제 뒷편으로 대초도 섬이 있다. 섬 크기는 소초도, 대초도 비슷해 보이나 이름처럼 왼쪽 섬 대초도가 조금 더 큰가 보다.
대초도 섬을 보러 가는 길에 바라본 소초도의 모습이다. 슬슬 물이 밀려와 바닷길이 닫히기 시작하던 늦은 오후였다.
소초도 섬은 형태가 약간 옆으로 퍼진 모양이라면 대초도는 챙이 넓은 모자가 생각날 만큼 봉긋하게 솟은 형태가 예쁜 섬이다. 나무도 섬 전체에 골고루 자라 숲이 꽤 우거져 보인다. 저 정도의 무인도라면 하루 정도는 살아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무인도도 주인이 있을까?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곳인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만약 돈이 많아 무인도를 살 수 있다면 대초도 섬 정도면 하나 사서 작은 오두막 하나 지어 별장으로 쓰면 쐐 색다를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로또 당첨되어 부자가 되면 어릴적 로빈슨 크루소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
남해 창선도 단항마을은 일몰이 아름다운 명소이다. 해질녘 섬을 배경으로 일몰 사진을 찍으면 분위기가 꽤 좋다. 이날은 구름까지 예뻐 사진이 꽤 잘 나왔던 날이었다. 낙조의 풍경에 대초도는 사진 속의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일몰 덕분에 아름다운 무인도가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산 너머로 지는 해의 모습을 찍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날은 아쉽게도 여기까지만 둘러보고 말았다. 다음에는 일몰사진 찍으러 소초도를 찾아가 보아야겠다.
남해 가볼만한 섬여행 첫번째로 소개한 창선면 단항마을 소초도, 대초도! 마을 주변에는 왕후박나무와 폐교 북창선초등학교를 캠핑장으로 만든 버드하우스 캠핑장이 있다. 두곳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니 함께 둘러보면 좋을 듯 하다.
2020/11/10 - [여행이야기] - 가을 감성 가득한 남해 버드하우스 캠핑장 체험도 즐겨요
2020/04/13 - [여행이야기] - (보호수를 찾아서)이순신이 쉬어간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
2. 율도마을 밤섬(목섬)
이번에 소개할 남해 가볼만한 섬여행지는 단항마을 소초도와 가까운 곳에 있는 창선면 율도마을의 밤섬이다. 목섬이라고도 불리는 이곳 또한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섬이다. 바닷길이 열리는 길 쯤에는 펜션 건물이 하나 있다.
참고로 섬 이름은 밤처럼 생긴 섬이라 하여 밤섬으로 불리고, 사람 머리의 목에 해당한다 해서 목섬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소초도, 대초도에 비해 섬이 크고, 나무가 울창하다.
가는 길에는 하얀 굴껍데기가 레드카펫이 아닌 화이트카펫을 만들어 놓은 듯 길게 이어진다. 원래 굴껍데기는 회색빛을 띠고 있는데 이 굴껍데기는 오랜 시간 파도에 의해 하얗게 들어난 듯 하다. 얼마나 파도에 부딪히고 깍여야 이렇게 우유빛갈 고운 색이 되는 걸까.
하얀 바지락, 굴껍데기를 보며 즉석에서 엄마표놀이를 해 보았다. 특별할거 없는 엄마표놀이지만 아이들은 무척이나 좋아했다. 가방에 있던 볼펜으로 얼굴 그리기~ 다양한 얼굴 표정을 그리고, 이날 이곳을 다녀간다는 흔적도 남겨두었다. 다녀간 흔적을 다음에 찾으러 오면 그대로 있을까 궁금해 하던 아이들~
바닷길이 열리는 곳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인듯 구불구불한 길이 만들어진 것이 특이하다. 양쪽에서 바닷물이 밀려오며 만들어진 길일까? 이 길 또한 화이트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풍경이 예쁘다.
이 바닷길을 걸으며 아이들과 섬여행을 하며 어릴적 자주 읽었던 로빈슨 크루소의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다. 요즘 아이들은 로빈슨 크루소에 대해서 알까? 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이다 보니 크면 캐스트 어웨이 영화를 보며 로빈슨 크루소를 떠올릴수도 있을 거 같다.
목섬으로 가는 길에는 석방렴이 있다. 석방렴은 원시적 어로시설인데 바닷가 있는 곳이라면 자주 볼 수 있다. 석방렴은 돌담을 쌓아 밀물 때 들어왔다가 썰물 때 물이 빠지면서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만약 무인도에 홀로 살아남았다면 석방렴을 쌓아 고기를 잡으면서 생존하는 방법도 좋겠다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곤 아이들은 병에 편지를 적어 보내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인도 섬여행~ 어른들에게는 별거 없다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이야기를 나누는 만큼 상상력은 커지는 거 같다. 이 날은 겁 많은 초딩딸에게 로빈슨 크루소와 모험의 이야기를 나누며 생존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밤섬은 숲속은 들어가지 않고 아이들과 암석 주변을 둘러 보았다. 풍화작용에 의해서 다양한 모양이 있었는데 모양찾아 둘러보는 재미도 좋았다.
공룡알 처럼 볼록하게 튀어오른 암석도 보이고, 하트 모양에 물이 고여 뚜렷한 형태를 띠고 있는 암석도 있었다. 하트 모양이 두개 정도 있었는데 계속 찾으면 더 있지 않았을 까 싶다.
평소 어른들과 갔었다면 섬만 둘러보고 금방 나왔을테지만 아이들이 있으니 구석구석 둘러보게 되는거 같다. 아마 나 때문이 아닌 아이들이 즐길거리를 찾으니 덩달아 나도 따라서 찾아 나선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남해 가볼만한 섬여행 중에 율도마을 밤섬은 남해 아이와 가볼만한곳으로 추천해 주고 싶다. 섬이다 보니 비대면 여행지, 언택트 여행지로 가볼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율도마을 밤섬 섬여행을 마치고 나오니 성인 4명이서 섬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어른들은 과연 밤섬에서 무엇을 보고 올까? 아마 어른들에게 섬여행은 힐링일수도 있을거 같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섬여행은 영원히 어린 아이이고 싶은 피터팬이 떠올려진다.
3. 부윤2리 마을 구도섬
남해 가볼만한 섬여행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기적 세번째 섬은 창선면 부윤2리마을 앞에 있는 구도섬이다. 우측편에 있는 섬이 바로 구도~~ 부윤2리마을이라고 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구도마을이라고도 부른다.
구도섬에는 임진란 전부터 토성을 쌓고 굴항을 만들어 수병을 훈련시켰다고 한다. 이 구도성을 지키던 첨사가 적량진 성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그래서 구량이라고 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도로에서 구도섬으로 가는 길에도 석방렴이 있다. 석방렴이 두개 나란히 만들어져 있는데 물 빠지는 방향을 따라 입구가 벌어진 것이 특이하다.
도로에서 구도섬으로 가는 물빠진 길은 차가 지나다니는 곳인가 싶을 정도로 도로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 길 따라 섬까지 길이 이어져 있는 것이 그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미끄러운 해초 때문에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은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만약 간다면 경운기 정도는 갈 수 있을 듯 하다.
바닷길을 건너 바라본 모습~ 왼쪽 편은 추섬이 있는 방향이고, 오른쪽은 방파제가 있는 방향이다. 두 곳 방향에서 물이 밀려와 바다가 되었다가 물이 빠지면 바닷길이 열리는 곳이 된다.
구도섬은 남해 가볼만한 섬여행 3곳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서의 모험을 즐길 수 있을 만한 섬이다. 이곳에는 집과 농장 등의 건물이 보였는데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인 듯 하다.
만조일때는 볼일보러 배를 타고 이동하지 않았을 까 싶은 배가 구도섬 해안가에 놓여져 있다.
부윤마을 방파제에서 바라본 구도섬의 모습이다. 꽤 길이가 길어 아침마다 산책하며 둘러보는 재미가 좋을 듯 해 보인다.
구도섬 오른편에는 추도 섬이 있다. 추도 섬은 벚꽃과 동백꽃이 피는 섬인데 다리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아무떼나 갈 수 있는 섬이다. 벚꽃피는 봄이 오면 비대면 여행지로 좋으니 한번 둘러보시길.. 벚꽃명소, 동백꽃 명소인 추도 섬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포스팅에서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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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남해 가볼만한 섬여행 바닷길 열리는 모세의기적 3곳을 소개해 보았다. 남해에는 이 외에도 가볼만한 섬이 많다. 국내섬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비대면 여행지로 남해 모세의기적 섬여행을 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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