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의 재발견
내 어릴적 할미꽃은 붉은 색으로 감싸고 있는 어여쁜 꽃만 보았던 걸로 생각한다. 할매처럼 꼬부랑 등이 굽은 할미꽃은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착잡해 지곤 했다.
할미꽃은 봄에 피는 꽃이라 한다. 산기슭 메마른 양지 잔디밭에서 자라는데 개화는 4월~5월에, 결실기는 5월~6월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 할미꽃을 볼 수 있는 계절이다. 어릴적에는 할미꽃을 산소 옆이나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에서 어렵게 보았었는데 요즘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관상용으로 키우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는데..
인터넷에 보니 할미꽃은 배수가 잘되는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데 특히 벌초를 해 주는 무덤가에서 자주 보인다고 한다. 벌초해 주는 무덤가라 왜 유별하게 그곳에서 많이 자랐을까?
며칠전 광양 백운산 자연휴양림에 갔다가 공원에 산발된 머리를 휘날리는 식물을 본 적이 있다. 생긴것이 꼭 헤드뱅뱅 하는 모양같아 신기해서 들여다보고, 사진찍고 했는데 알고보니 이것이 할미꽃이더라.
꽃이 피고, 이제는 결실기를 맞이 했나 보다. 꽃은 본디 활짝 피고 나면 지고 사라지는데 할미꽃은 피고 나서 머리를 풀어 헤치고 굽은 허리를 펴며 젊은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 인생을 거꾸로 사는 거 같은 느낌이다. 회춘하는 할미꽃!! 나의 인생도 잘나가던 20대, 30대로 돌아가고 싶다. 긴 머리 풀어헤치고 바람따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살고 싶은 인생!
하지만 할미꽃의 인생도 사람의 인생과 다를바 없다. 화려했던 시절을 보내고 나면 머리는 하얗게, 머리카락은 꼬불꼬불해진다. 그 모습이 참 특이하다. 할미꽃을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본적이 없었던거 같다.
할미꽃의 어원은 흰털로 덮인 열매의 모습이 할머니의 흰 머리 같아서라고 한다. 나는 허리가 꼬부랑해서 꼬부랑 할머니꽃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할미꽃은 뿌리는 백두옹이라는 한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지사, 학질 신경통 등에 사용한다고 하는데 독성이 있어 함부로 사용하면 안된다고 한다. 할미꽃도 한약재로 쓰였다하니 야생화는 알면 알수록 신기하다.
꽃을 피울때는 꼬부랑 할머니 같은 할미꽃은 열매를 맺으며 회춘하다 다시 꼬부랑 할머니가 된다. 나도 이제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것을 준비해야 하나? 벌써부터 눈이 침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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